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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ON 24/AI 시대의 이차원 게임 개발

G-CON 24/AI 시대의 이차원 게임 개발

김용하, 넥슨게임즈, “AI 시대의 이차원 게임 개발” G-CON 2024 세션 @ G-STAR 2024

도입

이차원 게임, 애니메이션으로 비롯되는 서브컬처는 더 이상 서브컬처로 부르기 어려워지고 있다. 점차 메이저 컬처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접하면서 그러한 경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21년 넷플릭스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 성공한 이차원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

이차원 게임과 서브컬처

사실 이차원 게임은 여러 방면에서 용이하다.

실사 비주얼 기술의 수확 체감으로, 비주얼 부분에서는 혁신의 난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반면에 이차원 게임은 실사 비주얼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한 편이기도 하다.

캐릭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적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게임은 유저가 캐릭터에 애착을 가지게 할 수 있다. 창작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가까워서 2차 창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실사 비주얼이 널리 사용되는 중세 판타지 IP보다 IP 이용도 용이하다. 대표적인 IP 확장 전략인 오프라인 콜라보의 경우에, 블루 아카이브 역시 카페 프랜차이즈와의 협업이 있었다.


하지만 이차원 게임 개발이 쉽지는 않다. 차별화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설정하여 플레이어들의 몰입을 유도하면서도, 익숙하면서 다른 게임과는 다른 요소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플레이어와 캐릭터의 관계성을 잘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플레이어는 선생님, 캐릭터는 학생이라는 관계성을 설정했다. 이러한 관계성은 게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블루아카이브에서는 선생님인 플레이어가 태블릿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한다는 관계 설정 덕분에 총력전에서도 시스템과 상호작용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관성은 게임에서 매우 중요하다. 비주얼, 용어, 시스템, 상호작용이 일관된 관점을 유지해야 플레이어의 몰입을 깨지 않을 수 있다.

AI 기술의 현재와 게임 개발에의 영향

계산 자원의 급격한 발전으로 AI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구글 사내에서 작성되는 코드의 25%가 AI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미지 생성, CG, 음악, 버추얼 유튜버가 AI로 구현되는 것을 넘어, GameGen-X와 같이 게임 개발 자체를 AI로 시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의 넥슨 게임 유저들에게는 AI를 이용해 음악을 만드는 것이 거정 널리 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보니 범용 인공지능, AGI로의 진전도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에는 AGI 발전 5단계 척도의 2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된다. 내년 초에는 3단계인 Agent 단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AGI 구현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일부 사업가는 수 년 내에 AGI에 도달할 것이라고 하지만, 학계에서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도달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확실한 것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AI는 게임 개발 실무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AI는 비교적 간단한 작업인 퍼즐 생성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역으로 퍼즐을 풀지도 못한다.

사내에서 많은 AI 기능들을 연구개발하고 검토하고 있지만, 실무에 직접적으로 적용할만큼의 성능은 나오지 못했다. 예를 들어, MHFormer와 RigNet으로 포즈 생성과 리깅 작업을 시도했는데 결과물의 퀄리티가 불안정하거나 자주 실패했다.

AI로 리소스를 생성하고 이후에 수작업으로 수정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은 오히려 AI를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더 많이 들었다. 게임 업계에서의 품질 요구 사항은 항상 현재 가용한 기술의 최대치이기 때문에 더욱이 그렇다. 게임 업계의 품질 요구 사항은 일반적인 기준보다 높다.


AI를 사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하이퍼파라미터를 튜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비용 소모적이기도 하다. AI 제공자의 API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종량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라이브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 온디바이스 모델을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온디바이스 모델은 메모리와 연산 자원의 제약이 크기 때문에 역시 적용하기 어렵다.

AI를 게임 개발에 이용하기

다만 사내에서도 AI를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프로세스 자동화 툴로 사용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AI가 수행하도록 하여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


대형 언어 모델은 AI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여서 성능이 좋은 편이다. 물론 환각 현상이나 통제를 벗어난 동작 때문에 아직 제품에 투입하기는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잘 활용하는 방안은 다양하다.

사내에서는 반차, 연차 사용자 현황을 요약해서 알려주는 “근태 당번 프라나” 봇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업무 메신저에 문서 번역 봇을 넣어 외국 기업과의 의사소통 부담을 덜 수 있기도 했다.


AI 생성물이 현업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사내에서 참고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캐릭터 소개 PV의 연출 타임라인을 자동으로 생성해서 실제 제작 프로세스에서 참고자료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

특기할만한 활용 사례로는 Rhubarb Lib Sync가 있다. 이 라이브러리는 캐릭터의 립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여전히 성능 문제로 재작업이 필요하므로 워크플로우에 도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로나가 플레이어의 닉네임을 읽는 기능에 도입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아로나가 플레이어의 닉네임을 읽는 립 애니메이션 기능은 이렇게 도입되었다.


AI를 도입하는 데 있어서, 아직까지는 AI를 인간 창작자를 돕는 도구로서 접근해야한다. 디자인과 창작의 영역은 당분간 AI가 대체하기 어렵다.

하지만 개발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서, MLOps를 통해 개발 조직의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루틴 업무를 자동화하는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넥슨은 MLOps를 위해 AI 탐색 전담 조직을 두고 있다. 이 조직은 AI 솔루션을 실무에 적용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전에 회사의 공시 자료에 있었던 모모톡 AI가 주목받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모모톡 AI는 챗 지피티 발표 이전의 연구물이다. 게다가 이렇게 LLM을 사용해서 구현된 자유 대화 시스템은 환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설정 파괴 가능성이 크다.

환각 문제는 심각한 문제다. 개발진이 의도한 설정을 벗어나는 리스크 뿐 아니라, 개발진을 곤경에 빠뜨리는 발언을 할 수도 있고,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LLM 기반 캐릭터 대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마무리

AI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하지만 게임 개발은 항상 현재 가용한 기술의 최대치를 요구한다. 아직 AI는 완성된 기술이 아니다.

대신 AI는 반복적인 작업을 줄여주고, 창작자의 창의력을 서포트하는 도구로서 사용할 여지가 많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개발자들이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차원 게임의 핵심인 세계관 표현, 캐릭터 상호작용에도 AI를 적용할 여지는 크다. 이를 감안했을 때, 이제 개발 조직은 AI 개발 여력을 고려하면서 조직을 설정해야 한다.


이 커리어는 아직 멸종하지 않는다. AI가 인간 창작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시점은 아직 멀었다. 지금은 AI가 할 수 없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다.